안녕하세요! 바르셀로나에서 일하며 살고 있는 한국인 제니입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꼼짝마 바르셀로나 오면 쏜다"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요.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관광객 수가 연 9천만 명을 돌파하면서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가져왔지만,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미디어가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물로, 일부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Go home, tourist!"를 외치며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는 시위 모습은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큰 두려움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위는 단순히 관광객에 대한 적대감이 아니라, 투어리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라는 복잡한 현상 속에서 현지인들이 겪는 고통과 좌절의 표현입니다. 오늘은 현지인으로서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바르셀로나 오버투어리즘의 현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바르셀로나 시의 노력,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책임감 있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목차
-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외침
- 도시의 그림자: 젠트리피케이션과 투어리피케이션(Touristification)
- 투어리피케이션의 핵심: 바르셀로나의 주거지 문제와 에어비앤비(Airbnb) 규제
- 바르셀로나 시의 에어비앤비 규제 정책
- 과잉 관광 해결을 위한 바르셀로나 시의 다각적인 정책들
- 책임감 있는 여행자가 되는 길: 바르셀로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
- 나의 바르셀로나 오버투어리즘 경험: 균형을 찾는 삶
1.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외침
최근 몇 년간, 특히 작년부터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스페인의 주요 관광 도시에서는 관광객 증가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폭증한 관광객 수는 분명 스페인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그 이면에는 현지 주민들의 불편함과 불만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 영상에 담긴 현지인들의 메시지: 이 영상들은 단순히 관광객들을 싫어한다는 유치한 표현이 아닙니다. "Go home, tourist!"라는 외침은 "우리의 삶의 터전이 관광객들로 인해 파괴되고 있으니, 우리의 삶을 돌려달라"는 절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물총 시위와 같은 퍼포먼스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오버투어리즘이 촉발한 문제의 심각성: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은 특정 관광지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환경, 사회, 문화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주요 관광지 주변의 극심한 혼잡, 소음 공해, 쓰레기 증가, 그리고 가장 심각한 주거지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저도 가끔 주말에 람블라스 거리(La Rambla)나 고딕 지구(Barri Gòtic)에 나가면, 현지인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아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착각을 할 정도입니다.
- 단순한 적대감 넘어선 복합적인 감정: 이러한 시위나 불만은 관광객 개인에 대한 미움이라기보다는, 관광객 증가가 초래하는 구조적인 문제와, 정부나 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에 대한 표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관광객들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점도 인지하고 있지만, 그 이득이 자신들의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입니다.
2. 도시의 그림자: 젠트리피케이션과 투어리피케이션(Touristification)
오버투어리즘 문제의 뿌리에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과 매우 흡사한 투어리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있습니다.
-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원래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의 낙후된 지역이 재개발이나 외부 자본 유입으로 활성화되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본래 거주하던 저소득층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유명 예술가들이나 개성 있는 상점들이 들어서며 동네가 뜨면, 곧이어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임대료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르는 식이죠.
-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투어리피케이션의 현상: 투어리피케이션은 젠트리피케이션이 관광지에서 나타나는 유사한 현상입니다. 관광객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고, 상점들이 관광객 위주로 재편되며, 결국 본래 그 지역에 살던 주민들이 거주지나 생활 터전을 잃고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입니다. 바르셀로나의 보른(El Born) 지구, 고딕 지구(Barri Gòtic) 등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 지역들은 한때 현지인들의 생활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기념품 가게, 관광객용 레스토랑, 단기 임대 아파트로 가득 차 있습니다.
- 관광객 유입이 현지인의 삶을 외면하게 만드는 방식: 관광객 유입은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여러 방면으로 저하시킵니다.
- 소음 및 혼잡: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관광객들의 소음과 북적임은 현지인들의 휴식을 방해합니다.
- 상업 시설의 변화: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던 동네 슈퍼마켓, 빵집, 세탁소 등이 문을 닫고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가게나 비싼 레스토랑으로 바뀌면서,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 문화적 침해: 현지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일부 관광객들의 행동은 지역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3. 투어리피케이션의 핵심: 바르셀로나의 주거지 문제와 에어비앤비(Airbnb) 규제
투어리피케이션의 여러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고 현지인들의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 바로 주거지 문제입니다.
- 관광객 증가가 주거 환경에 미치는 영향: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주거용 아파트들이 관광객을 위한 단기 임대 숙소, 즉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기 시작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장기 임대보다 단기 임대가 훨씬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많은 아파트들이 주거 시장에서 사라지고 관광 숙소로 전환되었습니다.
- 임대료 폭등과 현지인들의 주거 불안정: 주거용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고 수요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바르셀로나의 임대료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습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임대료만 오르니, 평생 바르셀로나에 살았던 현지인들도 자신이 살던 동네에서 밀려나 도시 외곽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나 저소득층에게는 주거는 이제 불가능한 꿈이 되고 있습니다.
- 바르셀로나 시의 에어비앤비 규제 정책: 바르셀로나 시는 이러한 주거 문제와 투어리피케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유럽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강력하고 선제적인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 강력한 규제 도입 배경 및 목적: 2014년부터 바르셀로나 시는 불법 관광 숙소에 대한 단속을 시작했으며, 새로운 관광 숙소 허가증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목적은 명확합니다. 주거 시장을 안정화하고, 현지인들의 주거권을 보호하며, 이웃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 불법 숙소 단속 강화 및 라이센스 취소 계획: 시는 불법으로 운영되는 에어비앤비 숙소에 대해 강력한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불법 영업으로 적발될 경우 즉시 폐쇄 명령을 내립니다. 가장 최근에는 2028년 11월부터는 현재 운영 중인 10,000개가 넘는 모든 에어비앤비 관광 아파트의 라이센스를 취소하여, 도시 내에서 단기 임대 주택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과감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관광객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4. 과잉 관광 해결을 위한 바르셀로나 시의 다각적인 정책들
바르셀로나 시는 단순히 관광객을 막는 것을 넘어, 도시와 시민의 삶을 보호하면서도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 대중교통 이용 장려 및 특정 지역 통제 강화: 시내 중심가, 특히 고딕 지구(Barri Gòtic)와 같은 역사 지구는 보행자 구역을 확대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여 관광객과 현지인의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관광객들에게 지하철(Metro)이나 버스(Autobús) 등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하며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을 줄이려 노력합니다. 일부 혼잡한 지역에서는 관광객의 특정 시간대 방문을 유도하거나, 특정 장소에서의 소음 발생을 규제하는 등의 노력도 이루어집니다.
- 관광객 분산 정책: 숨겨진 바르셀로나 매력 발굴: 람블라스 거리(La Rambla),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등 소수의 인기 관광지에만 관광객이 집중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시는 바르셀로나 외곽의 덜 알려진 매력적인 지역이나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방문을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산츠 몬주익(Sants-Montjuïc) 지구의 숨겨진 공원, 포블레 섹(Poble Sec)의 현지 맛집 골목, 산트 안토니(Sant Antoni) 시장 주변 등을 소개하여 관광객들이 도시 전체를 고루 경험하도록 돕습니다. 이는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동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 책임감 있는 관광 (Responsible Tourism) 캠페인: 바르셀로나 시는 관광객들에게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소음을 줄이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등 책임감 있는 여행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내 곳곳의 포스터나 안내문, 그리고 관광 관련 웹사이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떠난 후에도 이곳은 누군가의 집입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관광객 스스로가 도시의 일원으로서 행동하도록 독려합니다.
- 숙박세(Tasa Turística) 인상과 재투자: 바르셀로나는 관광객들에게 부과하는 숙박세(Tourist Tax)를 지속적으로 인상해 왔습니다. 이 세금은 단순히 시의 수입을 늘리는 것을 넘어, 도시의 기반 시설 개선, 환경 보호, 관광 지역 관리,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현지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재투자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원 관리, 청소 서비스 개선, 소음 감소 대책 마련 등에 사용되어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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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책임감 있는 여행자가 되는 길: 바르셀로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여행객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면서도 현지인들의 삶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책임감 있는 여행자가 되는 것입니다.
-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 스페인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세요. 특히 시에스타(Siesta) 시간(오후 2시-5시)에는 상점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고, 밤늦게까지 야외 활동을 즐기는 문화가 있지만 주택가에서는 소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키고, 현지 관습을 따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지역 상점과 서비스 이용하기: 대형 체인점보다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나 레스토랑, 바(Bar)를 이용해 보세요.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현지 문화를 더 깊이 체험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대형 기념품 가게보다는 작은 공방에서 수공예품을 구매하는 것도 의미 있는 소비가 될 수 있습니다.
- 소음과 쓰레기 줄이기: 특히 주택가 골목이나 늦은 밤 시간에는 소음에 유의하고, 쓰레기는 반드시 정해진 분리수거함에 버려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동참해 주세요. 바르셀로나의 골목들은 역사가 깊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현지인들의 주거 공간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 대중교통 적극 활용하기: 복잡한 시내에서는 택시보다는 지하철(Metro)이나 버스(Autobús), 트램(Tram)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환경에도 좋고, 교통 체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바르셀로나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매우 편리하고 잘 되어 있습니다.
- 현지인의 삶과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 "Go home, tourist"라는 외침을 그저 불친절한 태도로만 치부하지 마세요. 그 뒤에 숨겨진 그들의 어려움과 목소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즐기는 화려한 관광의 이면에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나의 바르셀로나 오버투어리즘 경험: 균형을 찾는 삶
바르셀로나에 살면서 저는 이 도시의 아름다움과 활기참에 늘 감사하지만, 동시에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현지인들의 어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단순히 관광객 탓만은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도시의 정책과 시스템, 그리고 관광 산업의 방향성이 함께 고민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바르셀로나 시가 에어비앤비 규제를 강화하고, 숙박세를 올리고, 관광객 분산 정책을 펴는 것은 단순히 관광객을 억제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 도시가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방문하는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바르셀로나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분의 스페인 여행과 바르셀로나 이해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그럼, 현명하고 즐거운 바르셀로나 여행 되세요! ¡Buen viaje y hasta pron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