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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고비아의 전통 요리, 꼬치니요(Cochinillo): 역사와 맛의 조화

by holabcn 2025. 3. 10.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꼭 맛봐야 할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꼬치니요 아사도(Cochinillo Asado)’입니다. 특히, 세고비아(Segovia)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꼬치니요 요리의 본고장으로, 수백 년간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된 아기돼지 구이가 유명합니다.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이 특징이며, 특별한 조리법과 독특한 식사 문화가 더해져 많은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요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꼬치니요의 역사, 조리 방식, 유명한 레스토랑, 그리고 세고비아의 주요 관광 명소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꼬치니요의 유래와 역사적 배경

아기돼지 통구이 (꼬치니요, Cochinillo)

꼬치니요는 아기돼지를 통째로 구운 요리로, 그 역사는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고비아에서 꼬치니요가 유명해진 이유는 이 지역이 과거 카스티야 왕국(Castilla)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중세 시대, 왕실과 귀족들은 특별한 연회에서 아기돼지 구이를 즐겼으며, 이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세고비아 구시가지 입구에는 꼬치니요를 대표하는 유명한 요리사, 칸디도(Candido)의 동상이 있습니다. 동상 아래에는 스페인어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코치니요 유명 요리사 '칸디도'의 동상

“A Candido, Mesonero Mayor de Castilla, honrado por la honra que a Segovia dio.”

이는 “카스티야의 위대한 여관 주인 칸디도에게, 세고비아에 영광을 안겨준 공로를 기리며”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꼬치니요 요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한 칸디도를 기념하는 의미입니다.

2. 꼬치니요의 종교적 의미

꼬치니요는 단순한 스페인 전통 요리가 아닙니다. 이 음식은 스페인의 역사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중세 시대, 특히 레콩키스타(Reconquista, 711~1492) 이후 스페인에서 돼지고기는 단순한 식재료 그 이상이었습니다. 당시 이슬람교와 유대교에서는 돼지고기 섭취가 금지되었는데, 레콩키스타 이후 카톨릭 사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가톨릭 신앙을 따르는지를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종교재판(Spanish Inquisition) 시기에는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개종하지 않은 유대인(콘베르소, Conversos)이나 무슬림(모리스코, Moriscos)으로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꼬치니요 같은 돼지고기 요리는 단순한 미식 문화가 아니라, 신분과 종교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음식이 된 것입니다.

3. 꼬치니요 조리법과 특별한 식사 문화

꼬치니요를 조리하는 방식은 매우 전통적입니다. 약 2~3주 정도 된 어린 돼지를 사용하며, 오직 소금과 올리브 오일만을 이용해 간을 맞춘 후 커다란 화덕에서 천천히 구워냅니다. 이는 돼지고기의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조리법으로,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세고비아에서는 꼬치니요를 특별한 방식으로 제공하는데,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웨이터가 커다란 접시를 이용해 꼬치니요를 자릅니다. 이는 고기가 얼마나 부드러운지를 강조하기 위한 전통적인 퍼포먼스로, 나이프 없이도 쉽게 자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후, 사용한 접시는 바닥에 내리쳐 깨뜨리는 의식을 거행하는데, 이는 단순한 쇼가 아니라 ‘손님에게 최고의 요리를 대접할 준비가 완벽하게 되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4. 세고비아 최고의 꼬치니요 맛집 – 칸디도 레스토랑(Mesón de Cándido)

세고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꼬치니요 전문점은 단연 ‘칸디도 레스토랑(Mesón de Cándido)’입니다. 이곳은 로마 수도교(Acueducto de Segovia)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관광과 함께 식사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내부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방문한 사진이 걸려 있어 이곳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 위치: Plaza del Azoguejo, 5, 40001 Segovia, Spain
  • 가격: 1인분 약 31유로
  • 특징: 전통적인 조리법을 고수하며, 웨이터가 직접 접시로 고기를 자르는 퍼포먼스를 진행

맛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며, 한국의 닭백숙과 비슷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꼬치니요는 돼지고기 특유의 향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삼계탕처럼 약재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 본연의 맛이 강조된 요리라서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5. 세고비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꼬치니요를 맛보는 것과 함께 세고비아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경험입니다.

(1) 로마 수도교(Acueducto de Segovia)

세고비아 수도교(Acueducto de Segovia)

세고비아의 랜드마크로, 기원전 1세기에 로마인들이 건설한 거대한 석조 수도교입니다. 20,000개 이상의 화강암 블록을 사용해 지어진 이 건축물은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스페인에서 가장 잘 보존된 로마 유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알카사르 데 세고비아(Alcázar de Segovia)

세고비아 알카사르(Alcázar de Segovia)

이 성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 성의 모티브가 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중세 시대 요새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내부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전망이 아주 멋집니다.

(3) 세고비아 대성당(Catedral de Segovia)

세고비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웅장한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16세기에 건설되었습니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아름다운 조각품들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6. 마무리 – 스페인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꼬치니요

세고비아에서의 꼬치니요 경험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역사와 전통이 녹아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특히 돼지고기가 종교적·문화적 요소로 작용했던 과거를 알게 되면, 그 맛이 더 깊게 느껴질 것입니다.

스페인을 여행한다면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세고비아도 꼭 방문해서 수도교와 알카사르를 둘러보고, 현지에서 가장 정통적인 방식으로 조리된 꼬치니요를 경험해 보길 추천합니다! 이 전통적인 요리를 접시로 잘라 먹는 순간,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맛보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