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카스테라 (Castella)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때 한국에서 대만 카스텔라가 엄청난 유행을 했었죠? 하지만 카스테라의 진짜 고향이 대만이 아니라 스페인이고, 그 이름에 깊은 역사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카스테라의 이름이 유래된 스페인의 역사적 배경부터, 어떻게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이 되었는지, 스페인 역사와 음식 문화에 관심 있다면 이 글을 놓치지 마세요!
목차
카스테라! 진짜 고향은 어디?
여러분은 카스테라 (Castella)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노란 빵에 '대만 카스테라'라는 이름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한때 한국에서는 길거리마다 대만 카스테라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죠.
하지만 제가 바르셀로나에서 살면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카스테라는 이름이 대만이 아닌 스페인의 왕국에서 유래했다는 것이죠.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어? 그럼 대만 카스테라가 스페인 거였어?'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순간, 평범한 디저트였던 카스테라가 저에게는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에 숨겨진 카스테라의 진짜 뿌리를 찾아 떠나볼까요?
카스테라의 이름, 스페인왕국에서 유래했다?!
네, 맞습니다! 카스텔라라는 이름은 스페인의 역사적인 왕국이었던 '카스티야 왕국 (Reino de Castilla)'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벌써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 카스티야 왕국 (Reino de Castilla)과 스페인의 통일
카스티야 왕국은 중세 시대 이베리아반도의 주요 왕국 중 하나였습니다. 8세기부터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던 이베리아반도를 기독교 세력이 다시 정복해 나가는 '레콩키스타 (Reconquista, 재정복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왕국이 바로 카스티야였습니다. 15세기말, 카스티야 여왕 이사벨 1세 (Isabel I de Castilla)와 아라곤 왕 페르난도 2세 (Fernando II de Aragón)의 결혼으로 두 왕국이 통합되면서 오늘날의 스페인이 탄생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카스티야 왕국은 강력한 군사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스페인 통일의 주역이 되었죠.
✅ 카스티야 (Castilla) 이름의 의미
카스티야 (Castilla)라는 이름 자체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스페인어 '카스티요 (Castillo)'는 '성 (Castle)'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카스티야는 '성들의 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이 지역은 중세 시대에 이슬람 세력과의 국경 지대였기 때문에, 수많은 성채와 요새들이 건설되어 방어의 거점 역할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카스테라는 문자 그대로 '카스티야의 빵' 또는 '카스티야 스타일의 빵'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 달콤한 빵에 스페인의 역사와 통일 과정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카스테라, 대항해 시대를 타고 일본으로!
그렇다면 스페인의 카스티야에서 유래한 이 빵이 어떻게 멀리 떨어진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이 되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바로 대항해 시대가 있습니다.
📌 포르투갈 (Portugal) 선교사와 무역상의 역할
16세기 중반, 포르투갈 (Portugal) 선교사들과 무역상들이 일본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포르투갈은 강력한 해양 강국으로서 아시아 (Asia) 와의 무역을 주도하고 있었죠. 이들은 일본에 유럽의 문물과 함께 기독교를 전파했습니다. 이때, 포르투갈 상인들이 자신들의 본국에서는 즐겨 먹지 않던 스페인 카스티야 지방의 빵을 일본에 소개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당시 포르투갈과 스페인 모두 이베리아반도에 위치해 있었고,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기 때문입니다. 이 빵은 계란, 밀가루, 설탕만으로 만들어져 보존성이 좋았고, 장거리 항해에도 적합했기 때문에 선원들의 식량으로도 활용되었습니다.
📌 나가사키 (Nagasaki)에 상륙한 '카스텔라'
일본 속 스페인의 흔적 카스테라가 일본에 처음 상륙한 곳은 바로 규슈 (Kyushu) 지방의 나가사키 (Nagasaki)였습니다. 나가사키는 당시 일본의 주요 무역항이었고, 포르투갈 상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곳이었죠. 일본인들은 이 빵을 '파오 데 카스테이야 (Pão de Castella)'라고 불렀는데, 이는 포르투갈어로 '카스티야의 빵'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이름이 일본어식으로 줄어들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카스테라 (カステラ)'가 된 것입니다.
📌 일본 카스텔라의 현지화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이 되기까지 일본으로 건너온 카스테라는 일본의 독특한 식문화와 만나 점차 현지화되었습니다. 원래 스페인의 카스테라는 더 단순하고 거친 질감의 빵이었지만, 일본인들은 이를 더욱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들었죠. 특히 꿀이나 물엿을 넣어 단맛을 강조하고, 바닥에 굵은 설탕 알갱이를 깔아 독특한 식감을 더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카스테라는 일본의 대표적인 서양식 과자로 자리 잡았고, 이후 한국으로까지 전해져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이 된 것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음식 하나에도 이렇게 길고 복잡한 역사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답니다.
그럼 현재 스페인에는 카스테라가 없는걸까?
이쯤 되면 궁금해질 것입니다. '그럼 스페인에는 우리가 아는 그 카스텔라가 없을까?'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스페인에서는 우리가 아는 '카스텔라'라는 이름의 빵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카스텔라와 유사한 계란빵 종류나 전통 과자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스페인 제과점 (Pastelerías)에서 만나는 다양한 빵과 케이크
바르셀로나의 전통 제과점 (pastelería)에 가보면, 수많은 종류의 달콤한 빵과 케이크, 그리고 타르트 (tartas) 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카스텔라와 비슷하게 생긴 노란색 스펀지케이크나 계란빵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스코초 (Bizcocho)' 나 '판 데 에스폰하 (Pan de Esponja)'와 같은 이름의 빵들이 그것입니다. 이들은 주로 계란과 밀가루, 설탕을 주재료로 만들어져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 카스텔라와 유사한 전통 과자 찾아보기
스페인에는 지역마다 다양한 전통 과자들이 있습니다. 카스티야 지방에는 '소바오스 (Sobaos)' 나 '만 테카 다스 (Mantecadas)'와 같이 버터와 계란이 듬뿍 들어간 촉촉한 빵들이 유명합니다. 이들은 카스텔라의 원형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재료와 식감에서 유사한 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바르셀로나의 오래된 제과점에서 이런 전통 빵들을 맛보면서, 스페인 사람들이 예로부터 계란과 설탕을 활용한 달콤한 디저트를 즐겨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스페인 사람들에게 '카스텔라'란 어떤 의미일까?
현지 스페인 사람들에게 '카스테라(스페인식 발음: 까스떼이야)'라는 단어는 주로 '카스티야 지방'이라는 지명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가 아는 촉촉한 빵으로서의 '카스테라'는 일본을 통해 아시아에서 더 유명해진 이름인 것이죠. 하지만 스페인의 제과 문화는 매우 발달해 있으며, 우리가 흔히 아는 카스텔라와는 다른 방식의 다양한 스페인 디저트들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처럼 문화마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어떻게 다른 음식으로 발전하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 정말 재미있답니다.
마무리하며
우리에게 친숙한 카스테라가 사실은 스페인 카스티야 왕국의 이름을 딴 빵이라는 사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대항해 시대를 거쳐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화되고, 다시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카스테라의 역사는 그 자체로 한 편의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스페인을 방문한다면, 이제 카스텔라라는 이름에 담긴 깊은 역사를 떠올리며 스페인의 전통 제과점들을 둘러보세요. 비록 우리가 아는 그 카스텔라는 아닐지라도, 스페인의 달콤한 디저트 문화와 그 뿌리를 이루는 빵들을 맛보는 경험은 당신의 스페인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