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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그라시아 거리 (Passeig de Gràcia)부터 시작하는 바르셀로나 워킹 투어 코스 추천

by holabcn 2025. 10. 15.

안녕하세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며 매일 이 도시의 매력에 빠져 사는 제니입니다. 스페인 여행의 중심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중요한 거리를 꼽으라면 단연 그라시아 거리 (Passeig de Gràcia)입니다. 이 거리는 단순한 쇼핑로가 아닙니다. 미국의 저명한 도시 설계자 알란 B. 제이콥스 (Allan B. Jacobs)가 자신의 저서에서 이 거리를 뉴욕의 5번가, 파리의 샹젤리제와 함께 '세계의 위대한 거리 (Great Streets)' 중 하나로 꼽았을 정도로, 역사, 예술, 상업의 모든 것이 집약된 곳입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하며 발견한 그라시아 거리의 숨겨진 이야기, 가우디 (Gaudí)를 포함한 세 거장의 치열했던 건축 경쟁, 그리고 디아고날 (Diagonal)부터 포트벨 (Port Vell)까지 이어지는 현지인 추천 워킹 투어 동선을 알려드리려고합니다. 바르셀로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글을 통해 그라시아 거리의 위대함을 100배 더 깊이 있게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목차

    바르셀로나 워킹투어코스: 그라시아거리에서 시작하는 반나절 코스

     

    그라시아 거리 (Passeig de Gràcia)의 위대한 탄생 배경

     

    제가 바르셀로나에 살면서 이 거리의 명성을 실감할 때는, 주말에 이 거리를 걸을 때 느껴지는 다양한 인종과 언어의 물결, 그리고 가우디의 건축물 앞에서 사람들이 보내는 경외심을 볼 때입니다.

    세계의 위대한 거리 (Great Streets)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요소

    미국의 도시 설계 권위자인 알란 B. 제이콥스는 그의 연구를 통해 '위대한 거리'는 단순히 넓고 긴 것을 넘어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 도시의 정체성: 그 도시만의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적 상징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2. 보행자 중심의 활력: 차량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걷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3. 지속 가능한 경제적 가치: 상업과 문화 활동이 끊임없이 일어나 도시의 성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라시아 거리카탈루냐 모더니즘이라는 독창적인 예술 사조를 거리 전체에 펼쳐놓아 정체성을 확보했으며, 가우디의 섬세한 디자인이 곳곳에 살아 숨 쉬어 보행자에게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스페인의 샹젤리제거리라고 불릴만큼 세계적인 명품 상점들이 밀집하여 경제적 가치까지 충족합니다.

    과거의 '촌길'에서 카탈루냐 모더니즘의 심장으로

    그라시아 거리는 원래 바르셀로나 성벽과 그라시아 마을을 잇는 좁은 길 (카미노, Camino)에 불과했습니다. 19세기 중반 성벽이 철거되고 에이샴플레 (Eixample, 확장) 계획이 진행되면서, 이 거리는 폭이 60미터에 달하는 바르셀로나최고의 애비뉴로 변모합니다.

    이후 막대한 부를 축적한 카탈루냐 (Catalunya)의 부르주아지들은 이 거리에 자신의 부와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저택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고용한 건축가들이 바로 가우디, 카다팔츠, 몬타네르와 같은 모더니즘의 거장들입니다. 그 결과, 이 거리는 고전적인 웅장함혁명적인 디자인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건축 전시장이 되었습니다.

     

    건축 혁명의 격전지: '불화의 블록' 세 거장의 디테일 해부

    그라시아 거리의 백미는 바로 '불화의 블록 (Illa de la Discòrdia)'입니다. 이곳은 세 거장의 작품이 단 몇 미터 간격으로 나란히 서서 '누가 카탈루냐 최고의 건축가인가'를 치열하게 겨루던 곳입니다. 저는 이 세 건물의 이질적인 아름다움이야말로 그라시아 거리가장 큰 독창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블화의 블록에 있는 가우디와 카다팔츠, 그리고 몬타네르에 대한 이야기는 제 이전 글에서 자세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카사바트요, 카사아마티에, 카사모레라: 불화의 사과가 떨어진 바르셀로나 그라시아 거리

    바르셀로나를 스페인 여행지로 선택하는 분이라면 그라시아 거리 (Passeig de Gràcia)를 걷다가 특별한 블록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가우디 (Antoni Gaudí)의 카사 바트요 (Casa Batlló)를 포함하여,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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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사 바트요 (Casa Batlló)와 카사 밀라 (Casa Milà): 가우디의 빛과 곡선

    그라시아 거리에 있는 가우디의 두 걸작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조각품입니다.

    • 카사 바트요: 이 건물은 뼈와 해골을 연상시키는 발코니와 용의 비늘 같은 지붕, 그리고 푸른 바다의 색채를 담은 트렌카디스 기법으로 유명합니다. 가우디는 이 건물을 통해 자연의 유기적인 생명력을 건축에 불어넣는 자신의 혁명적인 철학을 가장 극적으로 구현했습니다.
    • 카사 밀라 (La Pedrera): 또 다른 가우디의 걸작인 카사 밀라 (Casa Milà)는 를 현지인들은 라 페드레라 (La Pedrera, 채석장)라는 별명으로 부릅니다. 이 이름에는 단순히 외관이 돌산 같다는 의미를 넘어, 당시 사람들이 이 건물을 '울퉁불퉁하고 투박한 돌덩이'라며 조롱했던 비하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카사 밀라는 당시에는 충격적인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직선이 거의 없이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외관, 그리고 구불거리는 테라스의 철제 장식 때문에 사람들은 이 건물을 '기괴하다'고 여겼고, 심지어 건축법 위반 논란까지 일었습니다. 특히 건축주였던 밀라부부와 가우디 사이의 분쟁은 유명한 일화이며 이 고된 경험 이후 가우디개인 부르주아를 위한 주택 건축 의뢰를 더 이상 맡지 않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와 같은 종교 건축에만 전념하게 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됩니다.

     

    명품거리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건축 디자인

     

    그라시아 거리가 위대한 이유는 박물관처럼 건물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상업 중심지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최고급 명품 브랜드와 바르셀로나의 쇼핑 문화

    디아고날 거리에서부터 카탈루냐 광장까지 이어지는 이 그라시아 거리에는 전 세계 최고급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입점해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가우디의 예술과 현대 패션이 공존하며 서로 시너지를 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저는 종종 에르메스루이비통 매장의 쇼윈도에 비치는 카사밀라 카사 바트요의 모습을 볼 때, 이 거리가 얼마나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지 실감합니다.

    가우디가 보도블록에 새긴 육각형 바다 

    여행객들이 무심코 지나치지만, 그라시아 거리보도블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우디의 세심한 배려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카사 밀라 앞쪽 보도부터 카사 바트요까지 가우디가 디자인한 육각형 타일 (Panot Gaudí)이 깔려 있습니다.

    • 디자인의 의미: 이 타일은 바다를 모티브로 하여 해초, 불가사리, 암모나이트 세 가지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우디는 건물의 외벽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걷는 발밑 공간까지 예술로 채워 넣으려 했던 것입니다. 이 타일을 직접 찾아 사진을 찍어보시길 권합니다.

     

    현지인추천 최고의 워킹 투어 동선: 디아고날부터 포트벨까지 

     

    여행자들이 그라시아 거리를 가장 효과적이고 매력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현지인 추천 워킹 투어 동선을 소개합니다. 이 동선은 모더니즘에서 중세 구도심까지, 바르셀로나의 역사를 관통하는 완벽한 루트입니다.

    그라시아 거리 하행선 (Diagonal → Catalunya) 집중 공략

    우리는 디아고날 거리 (Avinguda Diagonal)와 그라시아 거리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시작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 디아고날(Diagonal) 역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 디아고날 출발: 카사 밀라 (La Pedrera)를 가장 먼저 만나는 지점입니다. 근처에는 스페인의 대표정인 의류 브랜드 마시모두띠(Mossimo Dutti) 매장도 들러보고 카사 밀라 2층의 카페에서 카사 밀라의 내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카사밀라 위치보기

    📍 불화의 블록 하이라이트: 카사 밀라를 지나 내려가면 카사 바트요, 카사 아마티에, 카사 모레라가 모여있는 '불화의 블록'을 만나게 됩니다. 이 세 건물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카사 아마티에 안에 있는 카페 파보릿 (Faborit)에 잠시들려 중정에서 스페인 특유의 따뜻한 초콜릿 음료를 맛보는 것을 추천하며 카사 모레라 1층에는 스페인 명품브랜드 로에베(Loewe)도 흥미롭습니다. 

    카사바트요 위치보기

    📍 카탈루냐 광장 (Plaça de Catalunya) 휴식: 그라시아 거리의 끝인 카탈루냐 광장에서 잠시 분수와 비둘기를 보며 휴식을 취합니다. 이 광장은 그라시아를 포함하는 신시가지 에이샴플레 구도심 (Ciutat Vella)의 경계선 역할을 합니다.

    카탈루냐광장 위치보기

    람블라스 거리 (La Rambla)를 거쳐 드라사네스 (Drassanes) 역으로

    휴식을 마쳤다면, 이제 바르셀로나의 과거로 들어서는 문을 열 차례입니다.

    📍 구도심 진입: 카탈루냐 광장에서부터 구도심의 중심 거리인 람블라스 거리 (La Rambla)를 따라 내려갑니다. 이 거리는 꽃 시장과 예술가들로 가득 찬 활기 넘치는 곳이지만, 소매치기에 주의하며 걸어야 합니다.

    람블라스거리 위치보기

    📍 보케리아 시장과 리세우: 람블라스 거리 중간에 있는 보케리아 시장 (Mercado de La Boqueria)에서 활기 넘치는 현지인들의 일상과 스페인의 다양한 먹거리를 구경합니다. 그 옆의 리세우 대극장 (Gran Teatre del Liceu)에서 과거 바르셀로나의 문화적 번영을 엿볼 수 있는 오페라 극장입니다. 

    보케리아시장 위치보기

    📍 포트벨 (Port Vell) 도착: 람블라스 거리의 끝에는 콜럼버스 동상이 서 있고, 그 뒤로 아름다운 항구 포트벨 (Port Vell)이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르셀로나의 현대적인 해양 도시의 면모를 감상합니다. 이 투어는 지하철 드라사네스 역 (Drassanes) 근처에서 마무리됩니다.

    콜롬버스동상 위치보기

     

    이 동선은 가우디의 화려함부터 중세의 활력까지 바르셀로나가장 밀도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반나절 코스입니다.

     

    마무리하며: 그라시아 거리 (Passeig de Gràcia)의 진정한 의미

     

    바르셀로나의 심장인 그라시아 거리 (Passeig de Gràcia)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물이 늘어선 거리가 아니라, 카탈루냐 모더니즘 (Modernisme Català)이라는 위대한 예술 사조와 바르셀로나의 경제적, 문화적 자부심이 융합된 살아있는 역사책입니다. 가우디, 카다팔츠, 몬타네르 세 거장이 경쟁하며 빚어낸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카사 아마티에, 카사 모레라 등의 건축물들은, 바르셀로나 여행을 더욱 깊이 있고 독창적인 경험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 글에서 안내해 드린 동선을 따라 그라시아 거리를 걸으며, 세계의 위대한 거리가 가진 진정한 의미와 바르셀로나의 예술적 열정을 온전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